카카오페이, 첫 흑자에도 시장 신중···‘넥스트 파이낸스’ 관건은 수익성 유지

2025년 거래액 185.6조원·매출 9584억원·영업이익 504억원···금융·플랫폼 성장 힘입어 실적 반등
신원근 대표 연임 계기 AI·디지털 자산 청사진 제시···결제 의존도·자회사 수익성 여전한 과제
기사입력:2026-04-16 11:37:23
사진=카카오페이
사진=카카오페이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첫 연결 기준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적자 핀테크의 꼬리표를 일단 뗐다. 금융·플랫폼 성장에 힘입어 외형과 내실을 함께 개선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이제 흑자 전환이 아니라 수익성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 카카오페이가 내세운 ‘넥스트 파이낸스’ 구상이 힘을 얻으려면 올해부터는 비전보다 실적으로 답해야 할 시점이다.

카카오페이는 2025년 연간 거래액 185조6천억원, 연결 매출 9584억원, 연결 영업이익 5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거래액은 전년보다 11%, 매출은 2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첫 연간 흑자다. 2024년 적자에서 벗어나 실적 흐름을 확실히 돌려세웠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을 만하다.

4분기 실적도 흐름이 좋았다. 4분기 거래액은 49조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늘었고, 매출기여거래액은 14조2천억원으로 15% 증가했다. 연결 매출은 2698억원, 연결 영업이익은 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결과 별도 기준 모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지난해 1분기 턴어라운드 이후 분기별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된 흐름도 읽힌다.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단순한 거래액 증가가 아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이 비교적 고르게 늘어난 가운데 금융 서비스와 플랫폼 서비스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59% 증가했고 플랫폼 서비스는 63% 성장했다. 금융 서비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까지 높아졌다. 결제 중심 사업 구조에서 금융·플랫폼 중심으로 무게를 옮기려는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결제 부문도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다. 4분기 결제 서비스 거래액은 온라인·오프라인·해외결제 전반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오프라인 결제 거래액은 43% 늘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주식 거래액은 45조원으로 159% 급증했다. 송금 서비스도 주식 거래 확대와 맞물려 14% 성장했다. 플랫폼 안에서 서비스 간 연계가 거래와 매출을 함께 끌어올린 모습이다.

회사는 실적 개선 배경으로 사업의 수직 확장, 데이터 사업 성과, 플랫폼 저변 확대를 제시했다. 결제와 대출, 보험 등 기존 사업에서 일반결제, 대안신용평가, 상담 연계 지원 등으로 밸류체인을 넓혔고, 데이터 자산을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로 이용자 락인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액티브 시니어와 미성년자, 외국인 등으로 이용자층을 넓힌 점도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자회사 성과도 지난해 실적 개선의 한 축으로 제시됐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연간 매출 2420억원, 영업이익 427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4분기 원수보험료 수익 1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7%, 직전 분기 대비 19%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외형 기준으로는 손보 자회사도 성장 폭을 키운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올해도 기존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업 수직 확장과 데이터·트래픽 기반 사업 강화를 지속하는 한편,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STO 등 디지털 자산 기반 차세대 사업에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그룹 내 AI 기반 서비스 시너지 발굴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신원근 대표가 제시한 ‘넥스트 파이낸스’는 기존 핀테크 사업을 넘어 AI와 디지털 자산까지 포괄하는 중장기 전략으로 읽힌다.

이 같은 방향은 신 대표의 연임으로 한층 힘을 받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대표 재선임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새 임기 동안 기존 사업 확장과 함께 AI 전환, 사용자경험 혁신,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체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회사는 신 대표가 2022년 취임 이후 생활 금융 플랫폼의 외형과 내실을 함께 키웠고, 지난해 첫 연결 기준 연간 흑자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실적을 일시적 반등이 아닌 전략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결제와 금융, 플랫폼이 고르게 성장했고 증권과 손보 자회사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는 것이다. 결제와 금융, 플랫폼이 고르게 성장했고 증권과 손보 자회사도 개선 흐름에 올라탔다는 판단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AI와 디지털 자산, 그룹 내 협업을 더해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보는 지점은 조금 다르다. 첫 연결 흑자는 의미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기업가치 재평가를 기대하기는 이르다. 핀테크 기업은 거래 규모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는지가 더 중요하다. 카카오페이 역시 아직 보여줘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제 중심 구조에서 얼마나 빠르게 벗어날 수 있느냐다. 금융과 플랫폼 매출 비중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카카오페이의 핵심 트래픽은 여전히 결제에서 출발한다. 결제는 이용자 접점을 넓히는 데 유리하지만 수익성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금융과 플랫폼이 결제의 보조 기능을 넘어 독립적인 이익 축으로 자리 잡아야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자회사 실적 역시 같은 기준에서 봐야 한다. 증권은 지난해 가파른 실적 개선을 보였지만 시장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큰 업권이다. 손보 역시 외형 성장만으로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회사 성장이 연결 실적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기여할지, 또 일시적 개선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AI와 디지털 자산 전략도 아직은 기대와 선언의 성격이 짙다. 스테이블코인과 온체인 금융, 슈퍼 월렛 구상은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재다. 다만 규제와 제도, 기술, 수익모델이 모두 유동적이다. 자칫 본업의 이익 안정화보다 미래 서사에 과도하게 기대는 모습으로 비치면 시장은 오히려 보수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실적을 두고 적자 국면을 벗어났다는 점에 의미를 두면서도, 흑자의 지속 가능성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첫 연결 흑자만으로 기업가치 재평가를 논하기보다는 금융·플랫폼 부문의 수익 기여 확대와 자회사 실적 안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대표 연임 이후 제시된 넥스트 파이낸스 전략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여진다. AI와 디지털 자산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는 있지만, 시장의 평가는 결국 실제 실적으로 쌓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올해 카카오페이가 본업의 수익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가느냐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