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지난달 14일 발표한 ‘남성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의 하락 추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초대졸 이하 남성의 노동공급 확률은 2000년보다 2.6%포인트 낮았다. 산업구조 변화가 남성 청년층 전체에 같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학력과 직종에 따라 다른 충격을 준 셈이다.
보고서는 제조업·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중·저숙련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초대졸 이하 남성에 대한 노동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초대졸 이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 확률은 대체로 높아졌다. 제조업 중심의 고용구조가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뀌면서 저학력 남성에게는 불리하게, 저학력 여성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초대졸 이하 남성 청년층은 산업구조 변화로 일자리가 줄어든 업종에 더 많이 분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제조업과 건설업에 주로 종사했다. 두 업종은 과거 고졸·전문대졸 남성 청년이 비교적 빠르게 노동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통로였다. 그러나 생산 자동화와 산업 고도화, 건설 경기 변동 등이 겹치면서 신규 진입 기회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초대졸 이하 여성 청년층은 보건복지 등 일자리가 늘어난 서비스업 비중이 높았다. 제조업과 건설업 종사 비중은 남성보다 낮았다. 같은 학력 집단 안에서도 주로 진입하는 산업이 달라 산업구조 변화의 충격이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남성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을 고학력자 문제로만 볼 수 없게 한다. 4년제 이상 남성은 전문직·사무직을 중심으로 경쟁구조 변화의 영향을 받았다. 초대졸 이하 남성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수요 감소를 더 크게 겪었다. 원인은 달랐지만 결과는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 팀장은 “산업구조 변화는 주로 초대졸 이하 남성의 노동공급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제조업·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중·저숙련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초대졸 이하 남성에 대한 노동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저숙련 일자리 감소가 단순한 경기순환이 아니라 산업 재편과 맞물린 구조적 변화라는 점이다. 경기 회복만으로 과거와 같은 제조업·건설업 중심 청년 일자리가 충분히 되살아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초대졸 이하 남성 청년층은 새 직무로 옮겨갈 교육과 훈련 기회가 부족하면 노동시장 밖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진다.
보고서는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기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존 일자리가 줄어드는 속도에 맞춰 새 산업과 직무로 이동할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 일자리 지원보다 현장 수요에 맞는 직무훈련과 재교육, 경력 전환 지원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초대졸 이하 남성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을 개인의 선택으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들이 주로 진입하던 산업의 일자리 기반이 약해진 만큼 산업 전환에 맞는 숙련 형성 체계를 새로 짜야 한다는 것이다. 제조업·건설업의 빈자리를 대체할 양질의 중간숙련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면 남성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은 장기화할 수 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