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풀, 공유창고 넘어 도심형 물류 플랫폼 사업 확장

개인 짐보관서 기업 재고·풀필먼트까지 서비스 확장
무인 운영·가맹 모델로 성장 모색···수익 다변화 과제
기사입력:2026-03-16 12:03:59
사진=박스풀
사진=박스풀
[공유경제신문 안혜린 기자] 도심 주거 공간이 좁아지고 이커머스 물류 수요가 커지는 흐름 속에 공유경제 기업 박스풀이 개인용 짐보관을 넘어 기업 물류와 풀필먼트까지 사업을 넓히며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박스풀은 전통적 미니창고 업체보다 ‘보관+배송+운영 시스템’을 결합한 복합형 사업자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박스풀의 출발점은 셀프스토리지다. 이용자가 직접 지점을 찾아 물품을 맡기고 찾는 셀프 공유창고를 기본으로 하되, 박스 단위로 물건을 맡기고 필요할 때 회수하는 배송형 보관 서비스도 함께 운영한다. 회사 소개 페이지에는 개인 취미용품과 계절용품뿐만 아니라 기업 비품, 서류, 재고 물품 보관 수요까지 아우른다고 적시돼 있다.

이 회사의 차별점은 보관 서비스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 전용 사이트에서는 이커머스 셀러를 상대로 주문관리시스템(OMS)과 창고관리시스템(WMS), 배송, 반품 대응, 번역과 고객 응대까지 제공한다고 안내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 판매 지원도 내세우고 있어 단순 창고 임대업보다 크로스보더 물류 대행 성격이 짙다.

운영 방식은 무인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박스풀은 공식 홈페이지와 가맹 페이지에서 24시간 이용 가능한 무인 공유창고, 100% 무인 프랜차이즈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인건비를 줄이고 지점 확장 효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실제 지점 안내 페이지에도 24시간 이용 가능 문구가 확인된다.

시장 확장 여지도 적지 않다. 1인 가구 증가와 주거비 부담, 도심 내 수납 공간 부족은 셀프스토리지 수요를 떠받치는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온라인 판매자들의 재고 보관과 당일·근거리 배송 수요가 늘면서, 도심형 소규모 창고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모델도 힘을 받고 있다. 박스풀은 이런 흐름을 겨냥해 소비자 대상 보관과 기업 대상 풀필먼트를 한 축으로 묶고 있다.

박스풀의 강점은 고객군이 넓다는 데 있다. 개인 고객은 이사, 계절용품 보관, 취미생활 수요로 유입될 수 있고, 기업 고객은 비품·문서·재고 관리와 배송 대행 수요로 연결될 수 있다. 특정 수요가 둔화해도 다른 축으로 방어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공개 기업정보 플랫폼 더브이씨(THE VC)도 박스풀을 생활·보관·창고 분야의 셀프스토리지 공유창고 임대 서비스로 분류하고, 유사 기업으로 세컨신드롬, 큐비즈코리아, 마이창고 등을 제시한다.

다만 확장 전략이 곧바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박스풀은 셀프스토리지, 배송형 보관, 풀필먼트, 가맹 사업을 동시에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사업 다각화의 장점인 동시에 브랜드 초점을 흐릴 수 있는 구조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짐보관 서비스로 인식되지만, 기업 고객과 가맹 희망자에게는 물류·창업 플랫폼으로 읽힌다. 여러 사업 축을 병행할수록 운영 복잡성과 품질 관리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고객 경험 측면의 제약도 있다. 고객센터 안내를 보면 모든 서비스는 1개월이 최소 사용기간이며, 이용 종료 때는 사전 통지와 공간 비움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배송형 공유창고는 회수 신청과 함께 종료 의사를 별도로 밝혀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운영 효율을 위한 장치로 볼 수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선 진입 문턱이나 불편 요소가 될 수 있다.

대외 신뢰도를 높일 숙제도 남아 있다. 박스풀은 공식 사이트에서 각종 수상과 인증, 가맹 확대 계획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공개된 매출 규모나 점포 수, 점유율 같은 핵심 지표는 제한적이다. 더브이씨에 따르면 박스풀은 2015년 설립된 비상장사로 대표는 성정학이며, 투자 유치 단계는 시드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사업 경쟁력을 평가하려면 이용자 수, 재계약률, 지점 가동률 같은 정량 정보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박스풀은 국내 공유경제 시장에서 ‘공간을 나누는 서비스’를 넘어 ‘도심형 물류 인프라를 쪼개 쓰는 서비스’로 진화하려는 기업으로 볼 수 있다. 개인의 남는 수납 수요와 기업의 물류 효율화 수요를 동시에 붙잡는 데 성공한다면 성장 여지는 있다. 반대로 서비스 확장에 비해 운영 안정성과 수익성, 객관적 성과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면 단순한 사업 나열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은 넘어야 할 과제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