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유오피스 맞대결···패스트파이브 ‘세력’ vs 스파크플러스 ‘실리’

패스트파이브 2025년 매출 약 1500억원···스파크플러스 두배 수준
스파크플러스 영업이익 102억원···영업이익률 13.3%로 수익성 우위
양사 모두 전대차 의존 줄이고 위탁운영·기업 맞춤형 오피스로 체질 개선
기사입력:2026-05-13 17:39:39
사진=챗GPT 생성
사진=챗GPT 생성
[공유경제신문 안혜린 기자]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 양강인 패스트파이브와 스파크플러스가 같은 시장에서 다른 성장 공식을 쓰고 있다. 패스트파이브가 지점 수와 매출 규모를 앞세워 외형을 키웠다면, 스파크플러스는 높은 영업이익률과 기업 맞춤형 오피스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패스트파이브와 스파크플러스는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을 대표하는 토종 사업자다. 위워크코리아가 글로벌 본사의 구조조정과 파산보호 여파로 확장 동력을 잃은 뒤 국내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경쟁 구도가 더 뚜렷해졌다. 공유오피스가 스타트업 전용 공간이라는 초기 인식을 벗어나 중소기업, 대기업 태스크포스, 프로젝트 조직, 프리랜서까지 품으면서 양사의 사업 모델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외형은 패스트파이브가 앞선다. 패스트파이브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약 1500억원, 영업이익 약 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약 15.4% 늘었다. 설립 이후 11년 연속 매출 성장세도 이어갔다. 2025년 말 기준 전국 60개 지점을 운영했고, 약 4300개 기업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누적 이용 기업은 2만9200여곳, 현재 이용 멤버는 3만5200여명으로 집계됐다. 재계약률은 94%였다.

스파크플러스는 수익성에서 앞섰다. 스파크플러스는 2025년 매출 766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패스트파이브의 절반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더 컸다. 영업이익은 전년 82억원보다 24.4%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0.8%에서 13.3%로 높아졌다. 2022년 흑자 전환 이후 3년 연속 흑자도 이어갔다.

두 회사의 차이는 전략에서 갈린다. 패스트파이브는 규모의 경제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 장악력을 높여왔다. 지점 수, 회원 수, 기업 고객 기반을 키우며 대형 플랫폼에 가까운 구조를 만들었다. 기존 공유오피스 운영에 더해 위탁운영, 사옥 구축, 디자인, 정보기술, 빌딩 운영 등 기업 맞춤형 서비스를 붙였다. 회사는 2025년 에셋라이트 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58.2%,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매출이 60.5% 늘었다고 밝혔다.

스파크플러스는 무리한 출점보다 지점별 수익성과 상품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공유오피스 외에 50인 이하 기업을 겨냥한 ‘오피스B’를 키우고 있다. 오피스B는 중소기업이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완성형 사무공간이다. 입주 기업은 인테리어와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건물주는 공실을 줄이고 자산 가치를 높일 운영 해법을 얻는다. 스파크플러스는 전국 41개 지점에서 높은 입주율을 유지하며 운영 효율 개선에 집중해왔다.

양사의 공통점은 전대차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공유오피스 사업은 운영사가 건물 일부나 전체를 임차한 뒤 이를 입주 기업에 다시 빌려주는 구조다. 입주율이 높을 때는 수익성이 빠르게 좋아진다. 반대로 공실이 늘면 임대료와 관리비 부담이 손익을 압박한다. 이 때문에 두 회사 모두 건물주와 수익을 나누는 위탁운영, 사옥 구축, 자산관리형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위탁운영은 건물주가 자산을 보유하고 공유오피스 운영사가 입주사 유치와 공간 운영을 맡는 방식이다. 기존 전대차보다 초기 투자 부담이 낮고 고정 임대료 위험도 줄일 수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건물주와 파트너십을 맺는 에셋라이트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스파크플러스는 중소형 빌딩 리모델링과 오피스B로 비슷한 방향을 택했다.

다만 두 회사가 겨냥하는 시장은 조금 다르다. 패스트파이브는 넓은 지점망과 기업 고객을 바탕으로 사무공간 전반을 제공하는 종합 오피스 서비스 기업에 가깝다. 지점 수가 많고 회원 기반이 넓어 기업 고객 확보와 추가 서비스 판매에 유리하다. 라운지, 지정석, 전용 오피스, 사옥 구축, 기업 솔루션을 묶어 고객을 장기간 붙잡을 수 있다.

스파크플러스는 수익성 높은 공간 상품과 밀도 있는 운영에 강점을 둔다. 오피스B와 기업 맞춤형 오피스는 일반 좌석 판매보다 단가와 재계약률을 높일 여지가 크다. 공간을 단순히 쪼개 파는 방식보다 입주 기업 규모와 업무 방식에 맞춰 설계하면 가격 경쟁에서 한발 비켜설 수 있다. 공유오피스 시장이 성숙할수록 이런 운영력은 더 중요해진다.

시장 환경은 양사 모두에 기회와 위험을 함께 준다. 기업들은 고정 사무실 면적을 줄이고 프로젝트 단위 공간을 찾고 있다. 스타트업과 프리랜서는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유연한 사무실을 선호한다. 대기업도 사옥 이전 전 임시 공간, 외부 프로젝트팀, 연구조직 거점으로 공유오피스를 쓴다. 2024년 기준 패스트파이브와 스파크플러스의 평균 공실률은 각각 3~5%, 3~4% 수준으로 확인됐다.

위험 요인도 뚜렷하다. 공유오피스는 부동산 경기와 기업 투자심리에 민감하다. 스타트업 투자 위축, 경기 둔화, 임대료 상승, 오피스 공실 확대는 실적을 압박한다. 전대차 비중이 높은 지점은 장기 임대차 계약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지점 수가 많은 패스트파이브는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지만, 고정비 관리가 중요하다. 스파크플러스는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매출 확대와 사업 다각화 속도를 함께 증명해야 한다.

양강 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패스트파이브는 매출 규모와 고객 기반에서 우위에 있다. 스파크플러스는 영업이익과 이익률에서 앞선다. 한쪽이 절대 우위를 점했다기보다 서로 다른 체질을 가진 경쟁자로 보는 편이 맞다. 패스트파이브의 과제는 커진 외형을 이익으로 더 빠르게 바꾸는 일이다. 스파크플러스의 과제는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일이다.

공유오피스 업계 관계자는 “공유오피스 시장은 지점을 많이 내는 경쟁에서 운영 효율, 위탁운영 역량, 기업 맞춤형 서비스 경쟁으로 넘어갔다”며 “패스트파이브는 규모와 고객망, 스파크플러스는 수익성과 상품 설계 능력이 강점인 만큼 앞으로는 공실 관리와 반복 매출 구조를 누가 더 안정적으로 만드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