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락의 사업 구조는 단순하면서도 선명하다. 반지하, 공실 상가, 유휴 건물처럼 활용도가 떨어진 도심 공간을 확보한 뒤 이를 소형 보관 유닛으로 나눠 월 단위로 빌려준다. 이용자는 계절 의류와 이삿짐은 물론 캠핑용품, 취미 장비, 인테리어 자재, 온라인 판매 재고까지 맡긴다. 회사는 비대면 계약, 무인 출입, 온습도 관리, 보안 시스템을 결합해 운영 효율을 높인다. 외곽의 대형 창고가 아니라 생활권 가까이에 들어가는 도심형 분산 거점 모델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선점 효과다. 국내에 셀프스토리지 개념이 낯설던 시기에 시장에 들어와 수요를 먼저 만들었다. 단순히 공간을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보관을 하나의 생활 서비스로 인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옮기고, 이사나 리모델링 때 짐을 맡기고, 소규모 사업자가 재고를 보관하는 이용 습관을 축적한 것이다. 소비자가 익숙하지 않던 영역을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바꿔낸 점은 후발주자가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자산이다.
확장 속도도 가파르다. 도심 곳곳에 거점을 촘촘히 늘리며 접근성을 높였고, 그 과정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운영 데이터도 함께 쌓았다. 셀프스토리지 사업에서 지점 수는 외형 성장의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거점이 많을수록 고객은 더 가까운 곳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회사는 지역별 수요와 이용 패턴을 더 정교하게 읽을 수 있다. 결국 점포망의 밀도는 진입장벽이자 운영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실적도 숫자로 반전 조짐을 보였다. 미니창고 다락은 2024년 상반기 매출 69억원, 영업이익 1억6000만원을 기록하며 창립 후 처음으로 반기 흑자를 냈다. 2023년 9월 월간 손익분기점을 넘긴 뒤 2024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간 점도 눈에 띈다. 외형 확대에 집중한 스타트업의 전형에서 벗어나, 운영형 공간 비즈니스가 실제 손익 구조 안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기 시작한 셈이다. 흑자 전환과 상장 준비가 함께 거론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만 다락을 순수 기술기업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디지털 운영 시스템과 자동화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사업의 본질은 여전히 공간 운영업에 가깝다. 기술은 차별화 요소일 뿐, 성패를 가르는 최종 변수는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좋은 입지에 들어가느냐다. 좋은 입지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고, 확보한 점포를 얼마나 높은 가동률로 오래 채우느냐가 수익성을 좌우한다. 기술의 가치는 이 과정을 더 정교하고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서 나온다.
리스크 역시 분명하다. 우선 입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도심 핵심지의 유휴공간은 한정돼 있고, 시장이 커질수록 유사한 사업 모델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점 수가 빠르게 늘어도 가동률이 따라오지 않으면 고정비 부담이 커진다. 리모델링과 설비, 보안, 환경 관리에 들어가는 초기 비용도 적지 않다. 화재, 누수, 결로, 보관물 훼손 같은 운영 리스크는 서비스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관리 실패의 대가도 크다. 플랫폼처럼 보여도 현장 운영의 완성도가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다.
시장 환경은 다락에 우호적이다. 1인 가구 증가는 이미 시대적 흐름이 됐고, 주거 면적은 줄고 있다. 이커머스와 1인 사업자 확대는 소규모 재고 보관 수요를 꾸준히 키운다. 도시의 삶이 촘촘해질수록 보관 공간은 집 안이 아니라 집 밖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뀐다. 미니창고 다락이 겨냥한 것은 창고 수요 자체보다 도시 생활의 구조 변화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미니창고 다락의 경쟁력은 지점 수보다 점포당 수익성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2024년 상반기 매출 69억원, 영업이익 1억6000만원으로 첫 반기 흑자를 낸 것은 의미 있는 출발이지만, 앞으로는 지역별 가동률과 신규 출점 회수기간, 자본 효율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