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시장 다시 불안···매물 감소·월세 전환에 세입자 부담 가중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 3만건 밑으로···전세 물건 감소세 두드러져
입주 물량 감소·정비사업 이주 수요 겹쳐···오피스텔 등 대체 주거지로 불안 확산
기사입력:2026-04-15 18:40:57
사진=서울 아파트 전경(픽사베이)
사진=서울 아파트 전경(픽사베이)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서울 전세시장이 매물 감소와 월세 전환 속에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전셋값 상승과 전세 물건 부족이 겹치면서 세입자 부담도 커지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전세가격 상승보다 전세 물건 부족을 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2만9726건으로, 관련 집계 이후 처음으로 3만건 아래로 내려갔다. 전세 매물 감소폭이 월세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나 전세 수급 불안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자들은 같은 지역 안에서도 비교할 만한 전세 물건을 찾기 어려워졌고, 그 결과 남아 있는 매물에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셋값 상승도 이런 수급 불균형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매매시장이 관망세를 보이더라도 전세시장은 별도 흐름을 탈 수 있다. 실거주 목적의 임차 수요는 계약 만료와 이사 일정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군 수요와 직주근접 수요, 갱신 계약 종료 이후의 이동 수요가 겹치면 전세시장은 매매시장보다 더 직접적으로 압박을 받는다. 최근 서울 전세시장이 그런 모습이다.

더 큰 변화는 월세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며 전세 비중을 압도하고 있다. 전세가 줄어든 자리를 월세와 반전세가 채우는 구조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집주인들은 보증금 중심 계약보다 월세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고 본다. 반면 세입자들은 전세 물건 부족과 대출 부담 속에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서울 주요 선호 지역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마포·용산·성동 등 신축 선호가 강한 지역에서는 월세 계약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증금 수준이 크게 높아지거나 월세를 함께 내는 반전세 형태가 늘고 있다. 사실상 순수 전세가 줄고 월세가 표준 계약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전세 불안은 아파트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아파트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오피스텔과 비아파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이른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대체 주거지도 상당수가 월세 중심이라는 점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아파트 전세를 포기하고 다른 주택 유형으로 옮겨도 주거비 부담이 크게 줄지 않는다. 서울 임차시장 전반의 비용 부담이 함께 오르는 구조다.

앞으로의 여건도 녹록지 않다. 입주 물량 감소는 전세시장 불안을 키우는 대표 변수로 꼽힌다.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면 실수요는 기존 주택과 임대차 시장에 더 몰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 특정 지역에서는 전세난이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주 수요는 시기를 미루기 어려운 만큼 시장에 미치는 충격도 직접적이다. 전세가격이 오르기 전에 먼저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서울 전세시장 흐름을 종합하면, 지금의 불안은 단순한 가격 상승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 전세 매물 감소, 월세 전환 가속, 신축 선호 심화, 대체 주거지 가격 상승, 입주 물량 감소가 한꺼번에 맞물린 결과에 가깝다. 전세가격이 다소 주춤하더라도 세입자 체감 부담이 쉽게 줄지 않을 가능성이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책도 가격만 좇아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지원 확대만으로는 줄어든 전세 물량을 되돌리기 어렵다. 실거주 가능한 임대 물량을 늘리고, 이주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는 공공·민간 임대 공급을 선제적으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수급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임대차 매물 정보도 더 촘촘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 전세시장이 당분간 구조적 불안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세입자 부담이 쉽게 완화되기 어렵다”며 “입주 물량 감소와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맞물리면 지역별 전세 불안이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