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대출 축소의 출발점은 지난해 6월 27일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이다. 금융당국은 다음 날부터 디딤돌·버팀목 대출의 최대 한도를 대상별로 낮췄다.
일반 디딤돌은 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생애최초는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줄었다. 신혼부부 디딤돌은 4억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신생아 특례 디딤돌은 5억원에서 4억원으로 축소됐다.
버팀목도 청년형은 2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신혼부부는 수도권 기준 3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신생아 특례는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정책 조정 이후 실적 감소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디딤돌 대출 건수는 1만76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7% 줄었다. 버팀목 대출 건수도 2만3978건으로 41.3% 감소했다.
대출 평균액도 함께 줄었다. 디딤돌 차주의 평균 대출액은 지난해 1분기 2억37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2억3100만원으로 감소했고, 버팀목 평균 대출액도 1억1300만원에서 9500만원으로 낮아졌다.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타격이 특히 컸다. 신혼부부는 주택 구입과 전세 계약에 필요한 자금을 정책대출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한도 축소 이후 필요한 금액을 채우지 못해 계약을 미루거나 지역을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대출 한도만으로는 전셋값과 매매가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도 사정은 비슷하다. 집값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정책대출 한도가 줄면서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 만큼 매수 가능한 주택 범위도 좁아졌다. 일부 수요자는 주택 구입 시점을 늦추고 다시 전세시장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정책금융이 가장 필요한 계층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금융권 대출 문턱이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정책대출까지 축소되면서 실수요자의 선택지가 줄었다는 것이다. 특히 자기자본 여력이 크지 않은 청년층과 신혼부부는 수천만원의 한도 조정에도 체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가계부채 안정과 주택도시기금의 효율적 운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책대출 역시 전체 가계대출 관리 틀 안에서 운영할 수밖에 없고, 한정된 재원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한도 축소가 오히려 저소득 무주택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렸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총량 관리와 실수요자 보호를 구분한 정교한 운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시장 과열을 억제하는 정책 목적은 유지하되, 생애최초 구입자나 신혼부부,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별도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획일적인 한도 조정보다 소득 수준과 지역, 주택가격을 반영한 차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계의 고위 관계자는 “정책대출은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진입을 뒷받침하는 안전판인 만큼 총량 관리와 별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 과열을 억제하는 기조는 유지하되, 생애최초 구입자와 신혼부부,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소득 수준과 지역, 주택가격을 반영한 차등 지원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